예측할 수 없는 이 여행, 몰타를 눈 앞에 두고도
이렇게 큰 배에서 멀미를 할까, 싶었던 마음이 싹 사라졌다. 밤새 파도가 얼마나 심하던지 이대로 타이타닉의 등장인물이 돼야하는건가, 싶을 정도였다. 다른 계절에는 배가 이동하는지도 느끼지 못한다고 하는데 겨울이라 파도가 심하다고 했다. 밤새 파도에 고생했는데 안개가 많이 껴 이번 기항지인 몰타에 정착하지 못했다. 그야말로 전 승객들이 스탠바이했다. 오후 1시가 돼서야 입항하지 못한다는 결정을 받고 다음 기항지로 향하게 됐다. 몰타에 언제 또 올 수 있을까? 비행기로는 직항이 없어 오기 힘들다던데... 참 아쉬웠다.
나는 늘어지게 잠을 자고 룸메이트 언니와 소위 순찰을 나섰다. 선내 모든 프로그램을 이용해보자 라는 야심찬 계획과 함께! 으하하하하하!
사실 기항지관광을 안해도 심심하지 않을만큼 선내에는 늘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다. 살사, 맘보댄스, 탁구시합, 농구시합, 배구시합 등 체육 프로그램은 물론 피부, 다이어트 강연, 부케 만들기, 피부 관리 등 여성승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상시로 열린다. 크루즈에 탄 승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.

특히 나는 카지노를 즐겨갔는데 룰렛, 블랙잭은 구경만 해도 즐거웠다. 가끔 머신을 하다 코인이 터지는 한국분들을 보면 덩달아 즐거웠었다. 카지노는 배가 항해할 때만 이용할 수 있는데 면세점 역시 배가 이동할 때만 문을 연다.

매일 밤 7시 45분과 9시 30분에는 두 번의 쇼가 열린다. 이 쇼는 매일 다른 주제로 배에서 가장 큰 극장인 아테네 극장에서 열리는데 늘 만석이어서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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