벌써 세 번째 기항지를 앞두고 있다. 정박은 오후 1시. 시간이 좀 남아 발코니에 나가 지중해를 배경으로 셀카를 열심히 찍어댔다.
옆옆방에 묶고 있던 노부부가 그 모습을 신기해하더니 본인들이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카메라를 방으로 가져다 달라고 했다. 친절히 사진을 찍어준 그 프랑스 노부부에게 셋이 함께 셀카를 찍어보자며 셀카 찍는 법을 알려줬더니 신기하고 재밌어하며 계속 찍자고 한다.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 얼굴을 부비고 셀카를 스무장 정도 찍고서야 우리 셋 모두가 만족해하는 사진이 나왔다.

함께 배를 타고 여행을 한다는 건 굉장한 친밀감을 주나보다. 그래서 어디에서 왔는지, 누구인지, 뭐 하는 사람인지 알지 못해도 배 안에서 만나는 사람은 늘 반갑다.
지중해의 아프리카 까페, 튀니스에 도착하다.
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기항지는 바로 이 곳 튀니스였다. 카르타고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, 여정 중 유일한 아프리카였던 튀니스 도시전체에 자스민향이 났다.
거리를 다니다보면 자스민꽃을 파는 아저씨들을 종종 만날 수 있는데 자스민을 왼쪽 귀에 꽂으면 미혼, 오른쪽에 꽂으면 기혼을 뜻한다 했다. 나는 자스민을 왼쪽 귀에 꽂고 시디부사이드에 갔다.

바다와 하늘과 집이 모두 파란색이어서 삼창이라 불린다는 이 마을. 아름답고 아름다웠다. 앙드레지드와 생떽쥐페리의 단골 까페였다는 ‘까페 드 나트’에 앉아 그들의 흔적도 보고 내 입맛에는 영 안맞는 그 까페의 명물 민트차를 마셨다. 이탈리아 남자들은 몰려와 어디서 왔냐며 몇 마디 물어대더니 물담배를 피워댔다. 여유로운 풍경이었다. 이날은 기항지에 머문 짧아서 정말 매우 몹시 너무 진짜 안타까웠다.

Tip) 유럽과는 달리 저렴한 물가로 항구에서 택시를 타면 우리 돈 3000원정도로 시디부사이드까지 부담없이 갈 수 있다. 아프리카 향이 물씬 풍기는 기념품은 물론 우리 돈 300원정도에 맛 볼 수 있는 기름에 바짝 튀긴 설탕 도너츠도 꼭 사먹어 볼 것!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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